2009년 12월 15일
1.행위 자체보다는 꾸준히 무언가를 하는 데 익숙해져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등학교 때까지만 해도 학교가 그 역할을 담당했었는데, 시간표조차 들쭉날쭉한 대학은 생활을 붕괴시킨다. 나는 그것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오늘은 11시에 일어났다.
공부는... 해야지.
2.
여기에 쓰는 글은 어쩐지 감시당하는 기분이 든다. 오프라인으로 나를 아는 사람의 피드백을 받기에 여기가 적절한 곳인지 모르겠다. 누군가와 이야기를 한다는 것은 분명히 내 쪽에서도 컨텐츠를 제한하게 되는 일인데, 그렇게 되면 나는 또다시 솔직하게 무언가를 쓸 수가 없어져버리고, 그렇게 되면 나는 답답해진다.
3.
당신이 너무 내 부모같아졌기 때문에 당신에게 솔직해지기가 가끔 힘들 때가 있다. 당신은 가끔 비판 대신 비난할 때가 있다. 나는 그럴 때 피우지도 못하는 담배를 피우고 싶어진다.
4.
문득 중학교 때 자기학대행위의 일환으로 다이어트를 하곤 했다는 것이 생각났다. 나는 굳이 내가 다이어트를 해야 한다고 느낀 적이 평생 한 번도 없었기 때문에 - 내가 42킬로그램이건, 54킬로그램이건 상관없었다. 왜냐면 나는 항상 나 빼고 모든 구성원이 나보다 무게가 많이 나가는 집안에 살았었으니까 - 먹을 것을 제한하는 건 굉장히 부당한 일이었기 때문에, 내 자신에 대한 체벌의 일종으로 다이어트를 했었던 것 같다.
5.
내일은 내 아버지에 대해 써 봐야지.
6.
K는 무명씨. K에 대해서 글을 지어 보려고 했었던 것 같은데 까먹어 버렸다.
7.
나는 연애에 대해서 소설쓰기를 좋아한다. 내가 스킨십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것은 그 때문이다. 내가 일상적으로 내 현실의 남자친구와 자는 사람이 된다면, 나는 분명히 그걸 글에 쓸 것이고, 누군가는 그걸 보고 이 사람은 자기 남자친구랑 자는 여자라는 걸 알게 될 것 같다. 나는 그것이 싫다. 적어도 남자친구와 자는 여자가 그렇지 않은 여자보다 더 '더러운'여자로 취급되는 시각, 적어도 내 주위의 그런 시각이 있다면, 나는 결코 그런 시선을 받고 싶지 않은 것이다. 어디선가 한국 여성의 첫 성경험 연령이 평균 21세라는 기사를 읽었는데, (그리고 다른 학교에 다니는 어떤 선배는 내가 고등학교 때 '대학교 삼학년 쯤 되면 우리 학교 사람 7-80퍼센트는 성경험 있다고 하던데'라고 이야기해 줬었다.) 그런 것을 보면 그건 그렇게 특이한 일이 아닐 텐데도 어쨌든 인식이 그런 수준이라는 것은 불만스러운 일이다. 나는 내가 모르는 사람에게라도 내가 더 좋은 사람으로 보였으면 하는 욕망을 지니고 있다. 간단히 말하면 관심병이지.
첫키스 이후에 내가 제대로 쓴 긴 소설이 단 하나도 없는 것이 나는 정확히 이런 이유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중1때부터 적어도 1년에 100페이지 이상의 소설을 썼었다. 그것이 완결이 나든, 나지 않든, 잘 썼든, 그렇지 않든 상관없이. 나는 거짓말을 하지 않고는 살 수 없었고, 지나치게 풍부한 몰입능력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글을 잘 쓰냐 여부와 상관없이 소설을 쓴다는 것이 좋았다. 퇴고도 하지 않고 글을 죽죽 쓴 다음에, 읽는 사람이 도대체 이 애가 무슨 말을 하려는 것인지 짜증나지 않도록 몇 구절을 수정하는 것 이상의 퇴고는 거의 하지 않고, 하더라도 완전히 다른 글이 되어버린다.
8.
나는 남자 시점으로 글을 쓰는 것이 좋다. 완전히 나와 관련 없는 사람에게. 남자의 성욕이란 것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나는 제대로 모르지만, 어쨌든 그것에 대해 묘사할 수 있다는 것이 재미있다. 그렇다고 내가 야한 글을 써 본 적이 있냐면, [그래서 그는 그녀를 안을 수밖에 없었다. 그녀는 참 좋았다.] 이상의 것은 아무 것도 없는 글(물론 그 뒤에 남자가 여자와 자야 하는 이유를 쓸 데 없이 천몇백자씩 변명하는 잡념의 대목이 이어지긴 한다) 을 써 놓고 '그래! 나는 남녀가 자는 내용의 글을 썼다고!' 라고 말한 적밖에 없다.
주로 여성 취향의 글을 쓰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여자 시점의 글은 나를 너무 뚫어져라 쳐다보게 하거나, 그렇더라도 '나는 그렇지 않은데'하는 생각이 드는 글이 나오기 마련이라서 싫다. 그냥 보고 있으면 아 나도 이런 찌질이, 병신, 멍청이, 바람둥이 하나 알고있지, 하는 생각이 들게 하는 병신도 넘치는 남자애가 주인공으로 나오는 글을 쓰는 것이 나에게는 가장 편하다.
그리고 내 연애소설은 늘 눈물만 질질 짜고 .
내가 쓰는 글이지만 진짜로 내 남자친구가 그런다면 짜증날 것 같은 글을 쓰는 걸 나는 좋아한다. 주인공과 주인공의 애인은 가끔만 만나고, 둘 중에 한 명은 미친 짓을 하지만 나머지 한 명은 대충 합리화시켜서 그것을 이해한다. 그리고 걔는 그걸 이해하느라 눈물을 질질 짜고, 그런 걔를 보면서 나머지 한명도 눈물을 질질 짜고 . 대충 끝나는 글. 왜 끝이 대충이냐면 나는 끝마무리를 제대로 못 하니까.
9.
중간까지는 내용에 따라서 단락을 나눴는데, 뒤로 가면서 점점 생각이 산으로 가서 포기했다.
정신분열증이나 아무튼 정신병의 초기 증상이 있나, 생각이 자꾸 한 쪽에서 다른 쪽으로 튄다.
10.
화학 기말고사를 너무 잘 봐버려서, 사실은 C만 아니면 다행이라고 생각했는데 B라는 것이 화가 난다.
출석이랑 과제 좀 제대로 낼 걸. 중간고사 조금만 더 잘 볼걸.
하긴, 후회해도 소용없지.
# by 한아 | 2009/12/15 00:12 | 트랙백 | 덧글(0)